책소개
여는 글
저는 이중인격자입니다. 몸은 하나인데 인격이 둘입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소설을 보시면 이중인격자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같은 역사적 사실을 놓고 저는 인격이 둘이기에 제가 저와 대화를 합니다. 하나의 나를 ‘갑’라고 칭하고 다른 하나의 나를 ‘을’라고 칭하겠습니다. 아니면 지킬 혹은 하이드라고 칭하고 싶지만 선입견을 가질 수 있기에 그냥 갑과 을로 정하겠습니다. 이중인격을 표현하는 말로 페르조나와 쉐도우라는 말도 있습니다. 페르조나는 가면을 뜻하고, 쉐도우는 가면 뒤의 얼굴을 뜻합니다. 페르조나와 쉐도우를 써서 각각의 인격을 지칭하려고도 했지만, 이도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그냥 갑과 을로 정했습니다.
이 두 개의 인격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놓고 대화를 할 것입니다. 제 안에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무엇이 진짜 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정답인지 저는 판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보여만 드릴 것입니다. 무엇이 맞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 여러분께 맡기고 싶습니다. 그럼 갑과 을의 머리말을 들어보도록 하죠.
목차
목차
여는 글
갑의 머리말
을의 머리말
1김구(1876-1949, 74세) - 그가 기준이다
2이승만(1875-1965, 91세) -김구의 라이벌
3윤봉길(1908-1932, 25세) - 김구의 아이들 제2호
4이봉창(1901-1932, 32세) - 김구의 아이들 제1호
5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 85세) - 인천이 낳은 영웅
6이회영(1867-1932, 66세) -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
7장지연(1864-1921, 58세) - 조금만 더 버티지
8이상설(1870-1917, 48세) - 독립운동의 선구자
9이상재(1850-1927, 78세) - 영원한 청년
10전봉준(1855-1895, 41세) - 5척 거인
11이완용(1858-1926, 69세) - 매국의 아이콘
책리뷰
갑의 머리말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두 가지가 있다. 정의롭게 사느냐? 잘 먹고 잘 사느냐? 이 두 가지다. 나는 역사인물들의 삶을 살펴보면서 이 두 가지 견해로 풀어가고자 했다. 갑은 정의롭게 사는 것이 맞다는 견해이고, 을은 사리사욕을 채우면서 사는 것이 맞다는 견해다. 즉, 같은 상황을 두고 이 두 가지 관점으로 글을 풀어가고자 한다. 판단은 독자에게 미뤄놓겠다.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정의를 추구하면서 살 것인가? 사리사욕을 채우면서 살 것인가? 여기에 대한 확실한 선택을 해놓는 것이 좋을 듯싶다. 우리는 학교에서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고 배워왔다. 사리사욕을 취하는 것은 악이라고 배웠다. 이는 엄연한 상식처럼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다. 정의가 항상 이기는 것 같지가 않아서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우리는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믿고 있다. 현 시점에서야 정의가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종국에는 정의가 승리하리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어릴 적 만화영화를 보더라고 반드시 정의가 승리하지 않던가! 우리는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믿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께도 거짓은 잘못이라며 그렇게 배워왔다. 이런 가치관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완전 세뇌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상황이 거지같아도 정의를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워 보이는가? 필자는 역사적 인물들을 하나 하나 탐구해나가면서 과연 진짜로 정의롭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었다. 과거의 인물들이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살짝 엿보면서 용기를 얻고자 했다.
양심, 정의, 진실 등등의 단어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가치다. 이런 것들이 무너질 때 사회는 혼란스럽게 되고 인간은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사회가 각박하더라도 지킬 건 지켜가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 잘난 사리사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해서 개, 돼지처럼 살아야 하겠는가.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하면서 자기만 잘 먹고 잘 살면 되겠는가. 남을 짓밟고 올라서서 자신의 가족만 챙기면서 잘 먹고 잘 살아야 하겠는가? 나라가 팔려가든 말든 자신의 안위만 지켜야 되겠는가?
역사적 인물들의 삶 속에 투영된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 게 정말 맞는 것인지 알아볼 참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게 돌아가더라도 결국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본다면 어둠이 빛을 이기는 것처럼 보이고, 거짓이 참을 이기는 것처럼 보여진다 해도 종국에는 진리가 승리한다는 신념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리 윗물이 썩어 문드러졌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올바른 국민들이 있을 때 진실은 승리할 수 있다. 그 길이 괴롭고 힘든 길이라도 끝까지 우리는 우리가 배운 대로 그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 땅에 살게 될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불법과 거짓과 어둠과 싸워나가야 한다. 그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아도 계속 정진해야 한다. 내가 아니면 내 옆의 동지가, 내 뒤의 후손이 계속 같은 길을 갈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을의 머리말
인간의 삶이라고 해서 짐승들과 다를 게 뭐 있겠는가? 인간도 결국 같은 짐승이다. 먹고 먹히는 관계가 자연스러운거다. 힘 센 놈이 약한 놈을 잡아먹는 것이고, 약한 놈은 잡아먹히는 것이다. 인간이 생각을 한다고 해서 짐승과 다를까? 생각할 줄 아는 인간들이라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해져야 한다는 논리는 억지스럽기만 하다. 약하면 당하는 것이 맞고, 강하면 군림하는 것이 맞다. 모두 평등하다면 능력 있는 자들은 살맛이 안 날 것이며, 능력 없는 놈들은 무임승차하게 된다.
정의? 인간이 만든 우스운 잣대 아닌가? 뭔가 멋있는 것을 만들어보겠다고 만든 졸작이 아니던가. 세상에 정의가 어디 있는가? 내가 잘 살면 그만이고 내 가족이 잘 살면 그만이다. 정의를 구현한답시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거나 가족을 희생하는 것을 아름답게 비추는데 내가 보기엔 다 병맛 같은 짓이다. 내가 있고 나라가 있는 것이고, 내가 있어야 민족도 있는 것이다. 나부터 잘 살고 봐야지, 국가나 민족이 나를 위해 뭘 해줄 수 있겠는가?
앞으로의 세상은 더더욱 힘의 논리가 지배적일 것이다. 평등, 부의 재분배 등등의 배부른 소리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이미 전 지구적으로 발전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프리카나 조금 남았을 뿐 더 이상 개발할 곳도 없다. 성장이 멈춘 곳에는 태풍이 불기 마련이다. 고인 물은 썩듯이 태풍이 한 번 불어줘야 다시 세상이 깨끗해질 것이다. 이런 시류에 발맞춰 힘의 논리는 더더욱 대두될 것이다. 평등? 복지? 개나 줘버리라고 해라.
무척 힘든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한번쯤 힘든 시절을 겪을 것이다. 그때 누군가 도와준 적이 있는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형제, 자매, 부모 정도 도와줄까? 피 한 방울 섞인 남들은 거의 도와주지 않는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값싼 동정만 받았다. ‘힘들겠다. 고생이 많다. 곧 이겨낼거야. 넌 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나면 다 이겨낼거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등등의 위로의 말은 나에게 전혀 위로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때 알았다. 결국 모든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하는구나. 그 누구도 나를 도울 수 없구나. 나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구나.
인생은 혼자다. 결국 혼자 모든 것을 해나가야 한다.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뭐 한 번쯤 도움을 받을 수야 있겠지만, 충분하지 않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다. 사회는 정글이다. 내가 약하면 잡아먹히게 된다. 내가 힘을 키워야 인간답게 살 수 있다. 국가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 어떤 무엇도 챙겨주지 않는다. 나를 챙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다. 국가재난사태가 났을 때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 수 있을 거란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장 쓰레기통에 쳐박아 버리자. 아무도 나를 지켜줄 수 없다. 세월호를 잊었는가?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나는 역사적 인물들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인생을 꾸려가야 할지 고민해볼 것이다. 과거의 인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놈이 잘 먹고 잘 살았는지 하나씩 탐구해나가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 결정된 바가 있지만 확신을 얻기 위해 그들의 삶을 탐구해나갈 것이다.
저자소개
전주양
글을 읽고 글을 쓰며 살기로 결심한 사람
문자중독, 활자중독은 아니다.
그렇다고 글을 사랑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 글을 읽고 쓴다.
쓴 책으로 <글쓰기로 부업하라> <나는 원래 삐딱했다> <나는 원래 안 삐딱했다> 등을 썼다.